- 어서오세요~~  

 

우렁찬 주인장의 인사소리가 들리고 그 어깨너머로 미진이가 보인다.  

앗! 녀석 일찍두 왔네..  

 

특별 제작한 94동기 10주년 행사 플랜카드를 거느라 정신없다.  

그 커다란 방에 없는 것이다. 무엇이?? 플랜카드를 걸만한 그 뾰족한 못같은 거라두.  

우리의 질문맨.. 두철쓰.. 역시 미진이가 있는 곳엔 두철쓰가 있다는 불변의 법칙을 깨지 않고 플랜카드의 한쪽을 잡고 있다.  

여전하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ㅋㅋㅋ  

 

얼추얼추, 먼지낀 에어컨디셔너와 달력걸이용 못에 플랜카드를 묶었다. 한두명씩 오면서 한두마디씩 한다.  

늘, 녀석들은 모이면 조용히 앉는법이 없다. 10년이 지나도 늘 10년이 전으로 가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물론, 뒤돌아 얼굴을 마주치면 어??! 라는 소리가 나올법도 하지만..  

 

늘 루즈하게 늘어지던 통계타임이 오늘은 왠지 긴장감이 도는 건지 10이라는 단어가 주는 왠지 모를 기념의식 때문인지 그리 늦지않게 녀석들이 들어온다.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이것이 어인일이던가.  

말인 즉슨.. 교수님들이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명찰을 달아달라.. 했다는 것이다.  

초딩두 아니구 ㅡㅠ 이 무슨 손수건 달린 명찰을 흐거거걱  

그래두 우린,  

달.았.다. 빨리 자기 이름 안써준다구 성화였던 녀석들..  

나 기억한다. 그럼 자기들이 쓸 것이 앉아서 무엇이단 말이더냐.  

 

└ 명찰 적으며 종빈이와 긴히 대화중  

 

└ 먹기두 전부터 신이난 이 녀석들은 무엇이다냐  

 

교수님 오셨다!  

누군가가 소리를 치고 순간 갑자기 일동 기립!!!!  

고기를 막 구어먹으려던 찰라 난 젓가락을 집어던지고 이빠이 충전해온 카메라를 들었다. 왜 울 동기모임엔 늘 사진을  

내가 찍는 걸까. 그 흔한 디카 하나 갖구 오는 사람이 엄냐구. (아 이날 선민이는 가져왔었더랬다)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잡았다. 흥겹게 고기를 구우며 그간의 안부를 물었다.  

곧이어 종빈이의 제재..  

 

 

 

- 자자!! 다들 이제 그만 굽고 집중해주세요 더이상 고기 올리지 마세요  

 

아니 무신.. 고기부페에 와서 돈나온다고 그만 올리라는 것두 아니구  

먹는 것두 못먹게 하는 것이냠.  

즉슨... 고기굽는 소리에 목소리 뭍히는 게 싫었던게지. 다들 그만 먹구  

집중하란 말이지~  

 

 

94 10주년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약간의 설명과 교수님들에게 약간의 축전을 부탁드렸다.  

난 이때만 해도 이윤오 교수님이 그렇게 여러번 자리에서 일어나실꺼라 생각지 못했다.  

 

 

 

 

첫번째 일어나심..  

94학번에 대한 기억. 역시 우리는 늘 공부에 대한 기억은 빠진다. 잘 뭉친다. 잘논다. 좀 특이한 학번이다.. 머 내용은 이러했다.  

강교수님의 일타에 비하면 이윤오 교수님의 일설은 정말 결혼식의 주례사처럼 음... 하면서 고개 끄덕이며 앞에 있는 고기 한점 주어먹어가며 들을 수 있는 얘기였다.  

강근석 교수님의 일타는 김성철 교수님의 말씀을 빌어 말하자면,  

 

- 그건 애들을 두번 죽이는 일이라구욧  

 

였다. 뭐냐구??  

일대 전무한 울 학번만의 사건이 기록되던 역사적인 사실이 있었다.  

휴학이나 뭐 편입이나 등등 학교를 그만둔 인원을 제외하고 학고를 무려 15명이나 받은 것!  

공부를 하러 대학에 온 것인지 학고를 맞으려고 대학에 온 것인지.  

또 그 안에서도 서열이 있었다는. 울 학번때문에 교수님들이 모여서  

그 좋은 방학기간에 심각하게 대책회의까지 여셨다는..  

지났기 때문에 재밌는 추억이 된 사건이었던 것이다.  

 

 

 

 

 

종빈이와 규헌이의 말받아침으로 분위기는 한층 업그래이드!  

자~~ 오늘 달려보자구요!!!  

 

그리고, 새로오신 전임교수님. 늦게 온 지나의 일설이 또 기억에 남는다  

 

- 어머. 난 누군가 했어. 왜 모르는 사람이 와있나!  

 

ㅡㅡ; 그게요.. 교수님이시라니깐여~~  

 

그리고, 김지현 교수님보다 먼저 자기소개를 하셔서 기쁘셨다고 활짝 웃으셨던 김성철 교수님.  

여전히 젊은 오빠라는 명성에 맞게, 하지만 이날은 왠지 모르게 강한 멘트를 날리셔서 10년간의 우리의 뇌리에 박힌 김성철 교수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다들 고개를 갸우뚱??! 했던 그리고, 건배!!  

 

마지막으로 김지현교수님.. 이힛~~  

 

이제 끝으로 고기나 실컨 먹나 했다. 그러나 메가폰은 다시 종빈에게.  

그리고, 이번 10주년행사를 기획하며 장학금명목으로 모은 크지않지만  

정말 많은 동기들을 갈구고 갈궈서 받아낸 거금을 전달하는  

말그대로 '이쁜짓'을 한 것이다.  

 

이렇게까지 기뻐하실만한 일인지  

우리도 생각치 못했던 것을.  

역시... 필이 받으신거였다. 우리의 이윤오 교수님.  

일설보다 더 긴 이설이셨다. 결혼을 앞둔 몇 동기들은 긴장 이빠이 했었던  

XXX에 대한 얘기.. 누구보다 허니는 기억이 생생할것이다 ㅋㅋㅋ  

 

 

 

 

이윤오 교수님. 앉으시며 역시 일타를 던지신다.  

 

- 다들 한명씩 일어나서 어디서 뭐하는지, 가족관계랑 어디사는 지 얘기좀 해보지?  

 

버티고 게기던 10년전의 우리의 모습, 무릎꿇고 혼나다가  

그래도 엠티를 가겠냐고 물으셨을 때 '네..' 하던  

우리들의 모습은 어디로 갔더냐 ㅋㅋㅋ  

왼쪽부터 발딱 일어난다.  

 

 

10주년 기념앨범처럼 짧지만은 않던 각자의 소개들이 정겨웠다. 마치 연합MT를 다시 온 기분이랄까...  

 

소갤 하는 중 이정진 교수님 등장.  

역시 바쁘신가보다. 반말같이 들리는 경상도 방언의 건배를 외치며 우리는 앞의 '두잔'을 부딛쳐야했다.  

곧이어 이윤오 교수님.  

다시 일어나신다. 이창수 교수님의 전화가 왔다고 말씀을 전해주신다.  

그리고 앉으시다가 다시 잊어버린 얘기가 있으시다고 말씀을 하신다.  

종빈이 담으로 젤 많이 일어나서 메가폰을 잡으셨더랬다. 몇몇이 인지하고 있었을 지 모르겠지만...  

 

 

 

적당히 부른 배와 상다리 휘게 차려진 빈 병들 - 정말 병을 차린 것 같았다 - 장소를 옮기자!! (이건 수영이가 해야 어울리는데)  

 

 

└ 떠나기전 단체사진 한컷  

 

내맘대로 잡은, 답사로 원철, 광모와 왔다가 지갑을 잃어버렸던 뼈아픈 기억이 있는 그 곳을 나와 삼성역쪽으로 나왔다.  

그새 선발대가 다른 호프집을 잡아놓은거지...  

 

└ 자리 옮기는 중 탱, 선민, 앙이  

 

이때 몸이 안좋은 이윤오 교수님은 먼저 가시고 거의 한명의 오차도 없이 2차로 이동!!!!!  

역시. 사진은 조명빨이라는 절대불명의 법칙이 성립된다.  

특히나 캐논앞에서는 더더욱이다.  

 

 

 

 

 

 

10년이라는 세월의 깊이가 그런걸까.  

교수님이라기 보다는 꼭 학교의 선배처럼. 꼭 묵은 조교님들 같은 느낌이 든다. 가끔 캔커피 하나 뽑아서 교정에 들어서서 과사로 가면 계실 것 같은..  

건방진 생각이 불현듯 ^^;;  

 

 

 

 

 

조금씩 한두명씩 얼굴이 벌그레진다. 여기 역시 두철이 옆엔 역시나 미진이가 있다. 술이 된 염다리..  

자기가 사진을 찍겠다고 카메라를 들고 간다  

앗!! 조심해! 떨어뜨림!!!! 주~~~거!  

염달.. 사진을 몇장 찍더니 와서 자랑을 한다.  

녀석.. 제대로 취했군. 취함의 강도가 카메라에 담겨있다.  

예술 사진두 아니구 이거 추상사진이야? 도대체 뭘 찍은겨??  

 

이곳에서의 2,3차.  

몇몇녀석들은 중간중간 빠져나가기도 했지만  

난 정말 끝까지~ 끝까지 남았다.  

마지막 녀석들이 다들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역시.. 홈 그라운드는 좋은 것이여 흐뭇~~ ^^  

 

 

요...는 그렇다..  

내년이면 10년인데 우리 뭐 해야하지 않냐?  

겨우 발단이 되었던 누군가 94의 주멤버라고 생각하는 어떤 동기의  

한마디였다.  

모든 게 내포되는 것 아닐까..  

굳이.. 모이려하지 않아도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어색하다 느껴져도  

그렇게라도 모일꺼리를 만들어서  

한번쯤 진~하게 마셔보고 싶은 그런 친구들...  

그 특이했던 94라는 우리에게 붙여진 이름표처럼  

우린 04라는 학번이 존재하는 지금  

10년전의 OT를 떠올리며, 입학식을 떠올리며, 단체 학고를 떠올리며,  

잊을 수 없는 MT에서의 귀신놀이들을 떠올리며  

술한잔 기울일 수 있는..  

10년이라는 이름에 꽃을 달 수 있는 그런 친구들이라는 것..  

 

 

└ 그리고 드리워진 그림자..  

 

10년전을 기념하는 10년만의 조촐한 기념식...